LOL 프로게임단 판도 변화 - 확 달라진 MVP, KT롤스터B를 꺾다.
지난밤에 운동을 가기 전에 무심코 네이버 생중계방에 들어갔다.
스타2 중계방송을 보려고 들어간 건데, 보다가 재미 없어서 다른 방송이 뭐 없나 눈을 돌리게 됐다. 그런데, 바로 그 때 LOL 배틀로얄 생중계가 눈에 들어왔다. 18일, 클럽 마스터즈 경기를 보고 난 뒤라, LOL이라는 이름을 보고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바로 플레이온!!! 720P 고화질 생중계로 나이스TV가 LOL 배틀로얄 2주차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치열한 혈투를 벌이던 두 팀은 MVP 블루와 KT롤스터B였다.
개인적으로 쌍주부와 나진소드를 좋아해서 다른 팀들의 경기는 잘 보지 않는 편이라, 흥미가 덜했는데 2번째 경기를 보면서 완전히 한 팀의 플레이에 매료되어 버렸다. 그 문제의 팀은 바로 MVP 블루였다.
사실, MVP블루는 롤챔스에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떨어진 팀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위로 올라가려 노력했지만, 강호들의 높은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시즌 휴식기에 MVP 블루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오바넘치는 해설진들의 얘길 들어보니, MVP blue가 GSG의 멤버들을 대거 영입했다고 한다.
어제 배틀로얄에 참여했던 MVP 블루의 멤버 중, GSG에서 영입된 선수는 셋이나 됐다. 천주, 추냥이, 그리고 이지훈.
이 세 명은 GSG의 녹록치 않은 실력을 선보이며, LOL 윈터시즌에서 3위를 차지했던 KT 롤스터 B를 3:1로 완벽하게 찍어눌렀다.
멤버들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MVP 블루는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것처럼,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어제 플레이만큼은 LOL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쌍주부에 버금갈 정도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명의 무서운 신예가 있었다. MVP 블루의 원딜을 맡고 있던 zebec poop 김혁규.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poop의 플레이는 패기가 넘쳤다. 특히, 2경기에 보여줬던 원맨쇼는 대체 이런 선수가 어디 숨어있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2경기에서 혼자서 10킬을 넘게 따냈다. 이즈리얼을 플레이했었는데, 이즈리얼로 환상적인 폭딜을 보여줬다. 상대팀 챔프가 보이면 궁극기 활용과 동시에 뒤를 쫓으면서 딜을 넣는데, 이건 뭐 컴퓨터가 하는 것처럼 명중률이 대단했다.)
하지만, KT롤스터B도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았다.
지난주 클럽 마스터즈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탑 라인의 썸데이가 또다시 원맨쇼를 펼치며 3경기 반전의 기회를 꾀한 것이다.
클럽 마스터즈에서 막눈을 요리할 때, 저거 운빨 아닌가 싶었는데 어제 경기를 보니 운이 아니라 실력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결국, 썸데이의 맹활약으로 KT롤스터B는 3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3경기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MVP블루는 4경기 초반부터 무지막지하게 KT롤스터B팀을 압박했다. 그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게 바로, 그라가스다. 술통 폭발로 요즘 선수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그라가스. 진형 붕괴의 달인이라 불리는 챔프지만, 초반에 블루를 빼앗기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그라가스는 바텀 라인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MVP블루의 지속적인 견제와 찌르기로 라인이 밀리고, 연속적으로 블루를 빼앗겼다. 블루는 그라가스가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먹이(?)였는데, 매번 블루를 먹을 기회를 놓쳤다. 결국, 그라가스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블루를 한 번도 먹지 못했다. 해설진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그라가스의 불운을 강조할 정도로 4경기의 그라가스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ㅋㅋ
2주차 배틀로얄 최종 스코어 - 3:1
MVP블루의 완승이었다.
오랜만에 완전히 몰입해서 본 경기!!! 내 머릿속에 MVP블루라는 팀이 확실하게 각인됐다.
그리고 흥미로운 건, 오늘 클럽마스터즈에서 두 팀이 다시 붙는다는 사실이다. 배틀로얄과 달리 클럽 마스터즈에서는 MVP와 KT롤스터로 맞붙게 되는데, 과연 KT롤스터가 어제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